유년 시절 경험이 계기가 됐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늘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성인이 된 후 먼저 제게 손을 내밀어준 친구를 만나면서 이 말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저를 회복시킨 것은 시간이 아닌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막연히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을 읽었습니다. 책의 내용이 제가 받은 위로와 닮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 판타지적인 내용을 현실에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무작정 우편함을 만들어 삼청동 돌담길에 설치하고, 2017년 2월 25일 온기를 시작했습니다.
보육원 아동, 소아암 경험 아동, 자립준비청년, 고립은둔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온기우편함에 고민을 보냅니다. 고민 이면의 공통점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입니다. 저는 이것을 수용되는 경험이라고 합니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살다 불현듯 우울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는데, 이때 힘든 이야기를 꺼내고 진심으로 응답받는 경험이 회복에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회복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입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팩트를 창출하는 것도 어렵지만, 이 임팩트를 유지하기 위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온기의 경우 비영리 조직이지만, 자체 B2B/B2G BM을 통해 정기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레퍼런스를 통한 인바운드 파트너십 전략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온기우편함을 공항철도와 협업해 서울역에 설치 후 언론보도를 내고, 코레일에서 이 기사를 보고 온기에 연락해 협업을 요청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입니다. 10년째 온기를 운영하며 늘 어려운 상황이 찾아오는데, 그때마다 오래 생각하지 않고 해결책을 실행해보고 또 실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생각보다 현실은 다르고, 이는 실행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계속 시도하고,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나누는 게 당연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도움을 받아본 사람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온기우편함에 고민을 보내고 답장을 받는 건 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를 받은 사람이 편지를 작성하는 사람이 되고, 온기를 받은 사람은 온기를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안전망이 되는 사회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