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판사도, 검사도, 대형로펌 변호사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예전부터 꿈꿔왔던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옹호를 하는 '인권변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에 열려 있던 여러가지 경우중 어필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저는 어필에 오면서도 난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고, 제가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해야할 필요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난민의 이슈는 의미가 있겠지만 한국사회의 중요한 인권의제 중에서는 23위정도할까? 이렇게 막연히 생각해서 어필에서 다른 일을 해야지라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Q2에도 소개했던 '모하메드'를 처음으로 만났던 순간이 활동으로서의 자의식을 분명하게 준 첫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세상에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펼쳐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요. '보이지 않는다'라고 하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님'을 알게되었습니다. 어필의 활동에서 advocate라는 단어에는 옹호하다라는 뜻도 담겨 있지만 원어적 의미는 '대신해서 말하다'라는 것이거든요. 만남을 통해서 난민을 알게된 것도 중요했고, 모하메드를 돕기 위해 법률가로서 할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보자라는 결심을 하면서, 1)불회부결정 취소의 소 첫 판결을 통해 난민들이 공항에서 소송을 통해 입국할 길이 열렸고, 2)변호인접견권 거부처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을 받아 공항에 갇힌 난민들을 변호사가 만날 수 있게 되었고, 3)인신보호법 결정을 통해 법률상 근거 없이 구금된 난민들이 풀려날 수 있게 되었죠. 모두 모하메 드를 만난 덕입니다. 존재가 보이지 않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아무리 해도 제도에 고통과 어려움, 존재가 가닿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 알고 있다는 것, 제 전문성으로 문제가 일부 지난해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은 계속해서 강력하게 외칠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이 됩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것을 한국의 난민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왔지만 여러가지 장면이 있는데요. 첫째, 공항에서 구금되어서 제게 연락을 걸어왔던 - 통역사를 통해 대화할 수 밖에 없었던, 처음 만난 수단의 모하메드를 통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 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둘째, 구금, 추방, 재송환, 착취, 가족과 이별을 모두 경험한 난민지위를 얻도록 도왔던 시리아의 하산을 만나서 이렇게 영화를 넘어선 이야기를 가진 분들의 삶의 어려움이 전혀 알려지지 않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셋째, 모로코에서 온 아이샤를 만 나면서 젠더, 소수자성과 사소하지 않은 개인의 고통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아래 세바시 영상에서 간략히 소개함), 넷째,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특별기여자들의 수용과정 및 작전에 관여 하면서, 무력충돌이라는 국가적인 상황이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집단적인 대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섯째, 예멘 난민들에 대한 2018년의 강력한 사람들의 낯섦과 혐오의 표출을 보면서, 난민 조력이 비단 개인에 대한 인권적 옹호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깊은 구조적 문제의 해결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난민들은 사건이거나 소재라기 보다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이야기 입니다'. 이 분들을 만나서 알게된 얼굴과 이야기들은 제가 계속해서 난민 옹호활동을 계속 해나가는 주요한 추동력이 되고,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고통이라 하여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계속 되새기게 하는 순간들입니다.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디에나 공통된 것과, 난민/이주민에 관련된 것을 추가하면요. 첫째, 문제 해결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난민/이주민에 관련된 문제는 법/문화/인식/제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 법으로 제도로, 개선을 일부 시도하고 성공할 수 있지만 - 그것도 매우 오래걸리고 어렵지만- , 그것만으로 포괄적인 해결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 다. 변호사로서의 한계가 그것인데요. '권리'를 줄 수 있지만, 사람은 권리만 갖고 살수 없고, 꿈과 미래, 평화를 모두 얻어야 하는데요. 변호사가 선물하기 어려운 것들이죠. 둘째, 문제 해결을 위한 추동력을 광범위하게 얻기 어려울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깊은 역사적/문화적 배 경은 생각보다 '단일한 우리들'에 대한 유니티를 강조하지만, '바깥의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칼이 될때가 많고, 점차 그와 같은 차별/혐오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모든 소수자(under-represented communities)들에 대한 운동이 맞닥뜨릴 지점인데 '너희들/그들/소수/일부'의 이야기만으로 전달되고, 특히 난민/이주민의 경우 그들의 옹호가, '나의 문제와 무관'할 뿐 아니라 '나를 해할 수 있다'라는 오해가 광범위해서, 제도의 개선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한국 사회 커뮤니티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할 필요가 큽니다. 가져야할 태도는, 인내, 지치지 않는 것, 부담과 괴로움 속에서도 웃음과 희망/낙관을 버리지 않고, 희망의 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이렇게 설명하곤 해요. '울산에 온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의사/간호사의 자녀들)의 아이들이 울산의 초/중/고를 다녔습니다. 이 친구들 에게 있는 두 가지 미래가 있습니다. 첫째, 친구들이 한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한국말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미래를 꿈꾸고, 사랑도 하고, 한국사회의 성원이 되어 자긍심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 둘째, 친구들이 한국 친구들을 전혀 사귀지 못하고, 언어도 하지 못하고, 한국사회의 공교 육체계 내에 편입되지 못하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게토화되어 살아가고 사람들은 왜 한국에 왔냐고 손가락질하는 것을 들어야 하는 삶. 더 바람직한 한국사회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개인들의 인권적 옹호의 필요 뿐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저는 전자가 무조건 한국사회가 가야 할길 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종/문화/국적/체류자격'(그 외에도 수많은 가로지르는 지표들이 있지만)이 다르다고 하여 '2등시민'으로가 아니라, '외부자' 가 아니라,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축하하고, 기뻐하고, 격려하는 삶. 그것이 자기보다 더 낮은지위를 가져야할 사람을 가르고 손가락질 을 서로 하게 만드는 지옥도가 한국에서 펼쳐지지 않게 하는 길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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