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후재난은 기존 자연재난의 범위를 넘어서는 극한 기후에서 발생하지만, 더 큰 본질적 문제는 그 피해가 매우 '차별적'이라는 점입니다. 연구 과정에서 폭염, 폭우 등의 재난이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집중되는 현상을 목격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폭염 경보 시 동일 도시 내에서도 지역 간 온도 격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광역 단위의 관점에서 기후 위기를 바라봤다면, 이제는 3D 모델 분석과 빅데이터 등 정밀 측정 기술을 통해 우리 곁의 아주 국지적인 불평등까지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정보들이 가져다주는 데이터는 숨겨져 있던 사회적 이슈를 발견하게 하고, 우리에게 이전과 다른 새로운 대응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 기후데이터의 구축과 생산은 대부분 국가단위, 지자체단위의 연구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데이터가 민간영역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그러나 민간영역의 기술력과 트렌드를 반영한 기후문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후데이터의 공개와 활용을 위한 공공의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기후플랫폼이 구축되는 원동력 입니다.
기존과 차별화된 세부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혁신적인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간정보, IT, 보건, 인구사회, 디자인, 건축, 에너지 등 접점이 없던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서로 사용하는 언어와 관심사가 너무나 달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기술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아닌, '타 분야에 대한 존중과 통합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기후 위기를 타인의 일이 아닌 '나의 삶'의 문제로 인식하고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데이터를 만드는 협업의 든든한 축이 되어주었습니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놀라기도 하지만, 동시에 분야 간의 거대한 '기술 격차'와 '데이터 공유의 벽'을 마주할 때 한계를 느낍니다. 특정 분야에서는 보편화된 기술과 데이터가, 정작 그것이 절실한 다른 분야에서는 존재하지 않아 문제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각자의 장벽을 허무는 '공유'와 '협력'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거대 담론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일상이 된 기후 재난에 대응하는 정교한 '핀셋 정책'이 보편화된 사회를 꿈꿉니다. 수많은 데이터가 통합되어 취약 지역과 인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폭염 시 살수차를 가장 뜨거운 골목으로 즉시 배치하고, 시민들에게는 가장 시원하고 습도가 낮은 보행 경로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폭우나 산사태 위험이 예상될 때, 해당 지역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그 자녀들에게도 자동으로 주의 문자가 발송되어 가족과 공동체가 서로의 안녕을 살필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이 실현되는 장면을 상상해 봅니다